이번 크리스마스에는 화이트 엘리펀트 게임이 어떨까요?

1/24/2024, 정만호

2023년 크리스마스 파티는 정말 즐거운 가족 모임이었습니다. 특히, 뜻깊은 선물을 주고 받은 마니또 게임은 제게 행복한 기억을 선사해 준 파티의 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런데 마니또 게임은 가족 행사에서 이미 여러 번 진행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또 다른 선물 교환 게임인 화이트 엘리펀트 게임을 통해 더 재미있고 신선한 추억을 남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처음 이 게임을 회사 연말 행사로 접했었는데, 회사 행사란 것이 다 그렇듯 지루하고 괴롭던 시간이었습니다. 😭

하지만!!! 가족들과 함께 한다면 더 할 수 없는 즐거움이겠죠. 😉

이런 취지로, 다음 번 가족 선물 교환에 화이트 엘리펀트 게임을 추천드립니다. 다른 곳에서 듣거나 해보신 경험으로 이미 게임에 대해 알고 계신 분도 계시겠지만 잘 모르는 가족분들을 위해 게임에 대한 내용을 여기에 적어볼까 합니다.

화이트 엘리펀트? 🐘

말 그대로 흰 코끼리죠. 😀

흰 코끼리는 불교에서 대단히 귀중한 존재로 여겨지는데, 이는 석가모니의 모친인 마야부인이 태몽으로 6개의 상아가 달린 흰 코끼리가 옆구리에 들어오는 꿈을 꾸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불교가 큰 영향을 미쳤던 버마, 태국, 라오스 및 캄보디아 등의 동남아시아 지역의 고대 군주들은 흰 코끼리를 소유함으로써 군주가 정의로운 권력으로 왕국을 통치하고 왕국이 평화롭게 번영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여겨졌다고 하네요.

고대 불교 왕국에서 신성하게 여겨지던 흰 코끼리

이러한 왕국에서 군주가 신하에게 흰 코끼리를 선물하는 일이 있었다고 하는데, 군주로부터 흰 코끼리를 선물받는 것은 축복인 동시에 저주였습니다. 신성한 동물을 선물하는 것은 군주의 호의의 표시이기도 하지만, 신하는 선물받은 코끼리를 다른 이에게 양도하거나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데다가 70년의 평균 수명을 가지고 하루 180-270 kg의 먹이를 먹는 고비용의 동물을 건강하게 사육해야만 하는 의무를 지게되는 것이죠. 실제로 고대 태국의 국왕이 불편한 관계에 있는 신하에게 흰 코끼리를 선물하여 코끼리 사육 비용으로 망하도록 의도한 역사적 관행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유래로, 현재 흰 코끼리라는 단어는 소유자가 처분할 수 없고, 특히 유지보수 비용이 커서 그 유용성에 비해 부담이 큰 소유물을 지칭하고 있습니다.

화이트 엘리펀트 선물 교환 게임

화이트 엘리펀트 선물 교환은 화이트 엘리펀트라는 명칭에서 짐작할 수 있 듯이 보통 재미있고 실용적이지 않은 선물을 교환하는 파티 게임입니다. 따라서, 게임에서의 선물 교환의 목표는 정말로 가치 있는 것이나 실용적인 선물을 나누기 보다는 엉뚱하고 재미있는 선물을 나누며 파티 참가자들을 즐겁게 하는 것입니다.

이 게임은 양키 스왑, 더티 산타 등등의 다른 이름들로도 불린다고 합니다. 양키 스왑은 19세기 미국의 해외 교역에서 유래된 용어인데, 당시 미국 상인들이 잦은 물물 교환을 통한 거래를 주로 하였던 것에 유래합니다. 더티 산타라는 용어의 기원에 대한 확실한 정보는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 게임을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게임의 규칙에 따라 게임이 좀 거칠어지고 더티해 질 수 있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게임 규칙

이 게임은 여러 가지 변형된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여기에서는 "White Elephant Gift Exchange: Rules, Themes, and Ideas for Hosting a Perfect Holiday Gift Swap"란 책의 저자인 Roberta Jeeves가 오피셜 규칙이라고 주장하는 게임 규칙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각 참가자는 선물의 내용물이 보이지 않도록 잘 포장한 선물을 선물 더미에 놓아 둡니다.
    이때 게임 주최자는 어떠한 종류의 선물을 준비할지 미리 알려줘야 합니다. 또한, 누가 어떤 선물을 준비했는지 참가자들이 모르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 참가자들이 선물을 선택할 순서를 정합니다.

  3. 참가자들이 선물 더미를 볼 수 있도록 빙 둘러 앉습니다.

  4. 첫번째 순서의 참가자가 선물 더미에서 선물 하나를 고른 후 개봉합니다.
    이때 개봉한 선물을 모두가 볼 수 있게 해야 합니다.

  5. 다음 순서의 참가자는 선물 더미에서 선택되어지지 않은 선물 중 하나를 고르거나 이전 참가자가 고른 선물을 빼앗을 수 있습니다.
    선물을 빼앗긴 참가자는 선물 더미에서 새로운 선물 하나를 고르거나 다른 사람이 고른 선물을 빼앗을 수 있습니다. 이때 게임이 진행될 수 있도록 다음의 제한을 두도록 합니다.

    • 한 선물은 턴 당 한번만 빼앗을 수 있습니다. 즉, 선물을 빼앗긴 참가자는 곧바로 빼앗긴 선물을 되찾아 올 수 없고 그 선물을 되찾아 오기 위해서는 다음 턴을 기다려야 합니다.

    • 만약 한 턴에서 선물 강탈이 세 번 이루어지면 그 턴은 그것으로 종료됩니다.

  6. 모든 참가자들이 각자의 턴을 마치면, 첫번째 순서의 참가자가 마지막 턴을 갖게 되며 자신이 가지고 있던 선물을 다른 참가자와 교환할 수 있습니다.
    선물을 교환당한 참가자는 마지막 턴에서 아직 선물을 교환당하지 않은 다른 참가자의 선물을 빼앗아 올 수 있습니다. 마지막 턴에서의 선물 교환의 횟수에는 제한이 없으며, 더이상 교환할 선물이 남지 않거나 선물을 교환당한 참가자가 더이상 교환을 원하지 않으면 게임이 종료됩니다.

선물 준비

게임 주최자는 참가자들이 준비할 선물에 대한 특정 주제를 정해줄 수 있습니다. 당연히 주최자의 취향에 따라 아무 주제나 정할 수 있겠지만, 이 게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주제 하나를 예로 들자면 선물 재활용이 있습니다. 즉, 이전에 받았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 집안에 굴러다니고 있는 선물이 있다면 그런 선물을 잘 포장해서 게임에 활용하는 거죠.

게임의 목적이 재미와 황당함에 있는 만큼, 게임에 어울리는 선물을 고르는 기준을 찾자면 다음과 같겠습니다.

맺음말

지난번 마니또 게임을 통한 선물 교환이 매우 즐거웠습니다. 화이트 엘리펀트 게임은 선물 교환 시 또 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소개드렸습니다. 다음에 가족들이 모두 모여 재미있게 선물을 교환하는 장면을 상상하며 즐겁게 글을 적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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